Полногласие
: 충음화
충음화란 동슬라브어 방언에서 동일한 음절에 위치한 ‘저모음(low vowel)+유음(liquid)’ 연쇄체가 겪은 음성 변화를 말한다. 전통적으로 “TORT”(“T”는 자음, “O”는 저모음, “R”은 유음 r 또는 l을 나타냄)로 표기되어 지칭된 이 연쇄체는, 공통슬라브어 시기의 음절 구조에 작용하고 있었던 열린 음절의 법칙(закон открытого слога) 또는 공명도 상승(rising sonority)의 원리에 부합하여, 선행 저모음과 동일한 저모음이 유음 바로 뒤에 출현하게 되는데, 이러한 모음의 보충적 발생을 충음화라고 한다.
[변화의 내용] 다음과 같은 슬라브 조어의 ‘저모음+유음’ 연쇄체는 어말이나 자음 앞 위치에 놓여 있을 때 동슬라브어 방언에서 아래와 같이 변화한다.
PS TerT TarT TelT TolT
ES. TereT ToroT ToloT ToloT
PS에서 동음절에 위치한 ‘유음의 이중모음(liquid diphthong)’은 공통슬라브어 시기에 작용하고 있었던 공명도 상승의 법칙에 위배되는 연쇄체이었다. 유음은 저모음보다 공명도가 낮기 때문이다. 가령, Ter.T-(“.”는 음절 경계 표시)에서 동음절 내의 연쇄체 Ter는 공명도가 ‘상승-하강’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바, 이러한 공명도 하강의 음절 구조를 제거하기 위해, 유음 뒤에 선행 모음과 동일한 모음을 출현시킨다. 이러한 충음화 변화로 말미암아 나타난 연쇄체 TereT는 Te.re.T-로 재음절화되어 공명도 상승의 법칙에 부합하게 된다.
<예시>
PS *gard-as > garad-as OR городъ R город
*xald-as > xalad-as холодъ холод
*berg-as > bereg-as берегъ берег
*melk-as > molok-as молоко молоко
*galv-ā > galav-ā голова голова
[현대 러시아어의 변동] 현대 러시아어에서 어간에 유음을 가지는 일부 동사에서 보이는 변동은 충음화에 기인한다. 가령, колоть~колю, молоть~мелю, 등. 부정사형에서 보이는 형태는 동음절 위치의 성절 유음이 충음화를 겪은 반면에, 현재형에서의 유음은 이음절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충음화를 겪지 않은 형태이다. 파생 관계에 있는 다음 어휘소들, 가령 наоборот~обратно, холодно~прохладный 등에서도 어간 변동을 보이는데, 전자는 충음화를 겪은 러시아 고유 형태이고, 후자는 전위(metathesis)를 겪은 교회슬라브어 차용 형태이다.
연관 표제어
전위(метатеза, metathesis), 열린 음절의 법칙(закон открытого слога, law of open syllable)
참고자료
최성호. 러시아어의 어제와 오늘-음운론과 형태음운론, 충북대학교 출판부, 2020.
Соболевский, Алексей Иванович. Лекций по истории русского языка, Москва, 1907.
Борковский, Виктор Иванович и Петр Савич Кузнецов, Историческая грамматика русского языка, Москва, Наука, 1965.
Vlasto, A. P. A Linguistic History of Russia: To the End of the Eighteenth Century, Oxford, Clardendon Press.
Nesset, Torre. How Russian Came to Be the Way It is, Bloomington, Slavica,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