Кириллица

: 키릴문자

[형성 배경] 글라골문자와 함께 고대교회슬라브어 철자 체계 중 하나로 클리멘트가 불가리아 황제 시메온(Симеон)의 재위 기간(893-927)에 그리스 정교의 예배 문헌에 사용되던 그리스어 언셜 (унциал, uncial) 글자체를 근간으로 하여 고안되었다고 추정된다. 클리멘트는 그리스어에는 없는 슬라브어 소리를 표현하기 위해 ш, щ, ж, v, ц, б, #, я, ² 등을 만들었다. 이 철자들은 글라골문자 체계에서 차용하였거나 글라골문자를 표본으로 다소 변형시킨 것으로, 비중은 키릴문자 체계의 45% 정도에 해당한다.[1] 주목할 점은, 예를 들어 그리스어 철자 à(альфа), ã(гамма)는 키릴문자 à(аз), ã(глаголи)와 글라골문자 Ⰰ(аз), Ⰳ(глаголи)에 모두 있다. 그런데 키릴문자가 철자의 형상은 그리스어 문자를 그대로 차용했지만, 철자 명칭은 글라골문자 철자명 аз, глаголи를 따랐다. 단지 K(фита), Ü(кси), ²(пси)와 같이 글라골문자 체계에는 없었던 철자만 그리스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고대교회슬라브어의 키릴문자는 현대러시아어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어, 벨라루스어, 불가리아어, 마케도니아어, 세르비아어 문자 체계에서 그 근간이 유지되고 있다.


[체계] 키릴문자 형태 및 의미를 그리스어 언셜과 글라골문자와 비교하여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표 1> 키릴문자 체계


[수 의미] 그리스어 문자나 글라골문자와 마찬가지로 키릴문자 역시 소리뿐만 아니라 숫자도 표현한다. 글라골문자는 철자 순서와 숫자 순서가 상응하지만, 키릴문자의 숫자는 그리스어 철자 순서에 따랐다(표 1 참조). 숫자는 Zа8Z= 1, Zб8Z = 2, Zкб*Z= 22(Zк8Z= 20, Zб8Z=2), Zрл8дZ = 134 (Zр88Z= 100, Zл88Z= 30, Zд88Z= 4)와 같이 철자 양옆에 점을 찍으며, 위에는 행간 기호 8(титло)를 얹히고, 왼쪽 철자부터 큰 자릿수를 의미한다. 단 11-19는 예외로, Zа:*Z = 11, Zв:*Z = 12 등과 같이 일 자릿수 철자가 먼저 나오고, 십 자릿수가 뒤따른다. 현대러시아어에서도 одинацать(один на десяти), двенацдцать(две на десяти), тринадцать(три на десяти) 등에서 이 순서가 유지되고 있다. 1000, 2133 등과 같이 천 단위는 왼쪽 아래에 1000을 표시하는 특수한 기호 _을 부착하여 _Zа8Z= 1000, _Zврл*гZ= 2133을 표현한다.


[기호] 철자 위 기호 는 숫자를 표시하기도 하지만 축약 역시 주요 기능이다. 양피지와 같은 필기 자료는 매우 귀하므로 아껴 써야 할 뿐만 아니라 시간도 절약하기 위해 고빈도 사용 어휘는 축약하고, 그 어휘 위에 8를 얹혀서 축약을 시사하는 방식이다; бъ*= богъ, гь*= господь, гл*ь= глаголъ. 가끔은 어휘 위, 혹은 8 밑이나 옆에 생략된 철자 중 일반적으로 자음 하나를 써 넣는데, 이럴 경우 축약 기호는 아치형 모양을 한다: бы(= быстъ, иерсkkмъ = иерусалимъ. 생략된 철자 ъ(еръ), ь(ерь)를 표시하기 위해 자음 뒤에 행간 기호 /를 넣는다; к /то= къто, в /сёхъ = вьсёхъ. 자음의 연음성은 ’나 ͡, 혹은 й합성 철자로 표시한다; вол’а, волRа, волß.

고대교회슬라브어는 그리스어 텍스트를 기계적으로 그대로 필사한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그리스어에서는 의미가 있는 기호이지만, 고대교회슬라브어에는 적용되지 않는, 빈 기호들까지 그대로 복사되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기음을 표시하는 모음 위 쉼표 ’, 혹은 ‘와 같은 기호이다. 그리스어에서 기음 기호는 모음에 반영되어 발음되지만, 고대교회슬라브어에서 이 기호는 발음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키릴문자 체계는, 현대와는 달리, 어휘와 어휘 사이, 문장과 문장 사이를 띄어 쓴 것이 아니라, 철자들을 한 자 한 자씩 연이어 썼다. 대문자는 문장을 시작할 때가 아니라 새로운 장이나 단락을 시작할 때 사용하였고, 그 끝은 ∙, %, ∙%와 같이 마침표를 혼합한 다양한 형태를 사용하는데, 문장 끝, 혹은 중간에 철자 아래가 아니라 중간에 넣는다. 현대와 같은 마침표나 쉼표는 없었다.

키릴문자로 작성된 가장 오래된 문서로는 943년의 <Добруджанская надпись>, 993년의 <Надпись царя Самуила>, 11세기의 <Саввина книга>, <Супральская рукопись>, <Енинский апостол> 등이 있다. 키릴문자로 작성된 문헌의 일부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키릴문자와 글라골문자의 상대적 연표] 고대교회슬라브어는 형태가 매우 다른 두 개의 문자 체계를 사용하였는데, 하나는 글라골문자이고 다른 하나는 키릴문자이다. 이들 중 어느 것이 먼저 형성되었는지 단언할 수 없지만, 다음과 같은 사실[2]에 근거하여 글라골문자가 더 오래된 것으로 추정한다.


(1) 글라골문자 문헌들은 주로 모라비아, 판노니야, 크로아티아, 마케도니아에서 작성되었는데, 이 지역들은 키릴과 메포지, 그리고 모라비아에서 추방된 후 그의 1세대 제자들이 활동한 지역이다. 반면 키릴문자로 작성된 가장 오래된 문헌들은 발칸반도 동쪽 지역에서 작성된 것들로, 이 지역은 키릴과 메포지 형제의 영향이 직접적으로 미치지 못한 곳이다. 또한 키릴문자 문헌 활동은 글라골문자 보다 늦은 9세기 말~10세기 초에 전성기를 맞는다.

(2) 고대교회슬라브어의 가장 오래된 언어적 특성, 예를 들어, 단순 아오리스트(후에 이것은 복합 아오리스트로 대체됨)나 슬라브어로 번역되지 않은 그리스어 차용어가 글라골문자로 작성된 문헌에 등장한다. 이것은 글라골 문자 문헌이 최초로 슬라브어로 번역된 문헌의 문자임을 말해준다.

(3) 슬라브족 사이에서 9세기 말~10세기 초에 кс와 пс와 같은 소리의 합성체가 생겨났고, 이 소리를 표현하기 위해 그리스어 문자 체계에서 Ü(кс)와 І(пс) 철자를 차용하였다. 글라골문자 체계에는 이 철자가 없는데 글라골문자가 고안된 9세기 중반에는 이 소리의 합성체가 없었기 때문에 철자도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4) 철자의 구성상 키릴문자가 글라골문자보다 더 완벽하다. 예를 들어, 글라골문자에서는 서로 다른 음소를 하나의 철자로 표시한 반면, 키릴문자는 [æ]와 [’a]를 ё와 ß로 구분하여 표시했다. 이것은 키릴문자 고안자들은 슬라브 말을 기록하는데 이미 문자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5) 키릴문자로 작성된 문헌에서 종종 글라골문자 문헌에 있는 어휘나 문장 등이 발견되는데, 이것은 전자가 후자를 베껴 썼다는 것을 의미이다. 반대로 글라골문자 문헌에 등장하는 모든 키릴문자 요소는 후에 끼워넣거나 첨가한 것이다.

(6) 당시 필기 재료는 양, 사슴, 송아지와 같은 어린 동물의 가죽을 가공한 것으로, 대단히 귀해서 재사용되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재사용된 경우를 보면 글라골문자로 작성된 텍스트를 긁어내고 키릴문자로 새롭게 쓴 문헌이고, 반대의 경우는 없다.


연관 표제어


고대교회슬라브어(старославянский язык, old church slavic), 글라골문자(глаголица, glagolitic script), 클리멘트(климент, clement)


참고자료


조남신·박수빈. 러시아어학개론. 서울, 2017.

Горшков А. И. Старославянский язык. М., 2002.

Истрин В. А. 1100 лет славянской азбуки. М., 1962, 1988 (2-е изд.)

Хабургаев Г. А. Старославянский язык. М., 1986.

Энциклопедический словарь-справочник лингвистических терминов и понятий. Русский язык. Т. 2. М., 2014.

https://ru.wikipedia.org/wiki/%D0%9A%D0%B8%D1%80%D0%B8%D0%BB%D0%BB